SK C&C 인턴사원, 주몽재활원 친구들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날려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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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듯한 더위가 한풀 꺾인 8월의 둘째 주, 각지에 흩어져 있던 SK C&C 58명의 인턴들이 아침 일찍 본사에 모였다. 후덥지근한 금요일, 장애를 가진 아동들의 여름 나기 활동보조를 위해서이다. 우리와 함께 할 아이들은 대부분 중증 장애로 인해 바깥 활동을 할 엄두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이다. 재활원에 도착하자 마자 짝을 맞추어 인사를 하고, 휠체어를 정리한 뒤 아이들과 함께 출발했다. 나와 함께 했던 친구는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오랜만의 외출에 들떠있는 것이 느껴졌다.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비는 언제 그칠 지, 얼마나 남았는지 틈만 나면 궁금해 했다.
도착하자마자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한 바퀴 공원을 돌면서 친구에게 어떤 것이 타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그 때마다 친구는 매번 저건 무서운지 물어보곤 했는데, 놀이기구를 무서워하는 내게는 회전목마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위험해 보였다. 그러나 친구는 우주선 같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 앞에서 눈이 멈췄다. 하늘 위에서 소리지르는 아이들이 자못 신나 보였는지, 꼭 마음 속에 점 찍어 둔 듯 했다.
각오를 다지고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기다렸다가, 생각보다 키 큰 친구를 옮기기 난감해 하던 차에 마침 지나가던 동료 봉사자에게 도움을 청해서 무사히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
막상 기대하던 기구에 탔지만, 불안했는지 친구는 자꾸 내게 ‘이거 무서운 거야?’ 라고 물었다. ‘언니가 옆에 있으니까 괜찮아’ 라고 말은 했지만 자신은 없었다. 놀이기구가 출발하자마자 무서워할 거라고 생각했던 친구는 오히려 굉장히 즐거워했고, 내리는 것 마저 아쉬워했다. 점심식사 후 비가 그치고, 대신 쨍쨍한 햇빛이 아이들을 반겨주고 있었다. 놀이기구는 잠시 뒤로 하고, 여름 나기의 하이라이트인 물놀이를 하러 수영장으로 출발!!
그러나,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난관은 기다리고 있었다. 탈의실은 아이들을 수영복으로 갈아 입히기엔 턱없이 좁았다. 아쉬운 대로 탈의실 뒤편에서 아이들을 가린 채 옷을 갈아 입혔다. 복지사님들의 도움을 받아 가며 한바탕 소동을 치르고 나서야, 이 아이들이 얼마나 큰 결심을 해야 밖으로 나올 수 있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넓은 풀장에 나온 아이들은 각자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물놀이를 즐겼다. 언니 오빠들의 물장난에 밝게 웃고 신나 하는 어린 아이들이 있었고, 깊은 물에 들어가서 노는 친구들도 있었다. 함께 놀 수 있었던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맑은 햇빛 아래서 물놀이를 마치고 난 아이들과 봉사자들의 얼굴이 한결 밝아 보였다.
재활원에 도착해서 아이들과 짧은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우리가 스스로 땅을 딛고 설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는 그 날 처음 만난 친구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고, 누군가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아 당황하기도 했다. 봉사자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 갔지만, 그 아이들의 순수함에서 소중한 것을 배웠다. 봉사자 동료, 동기들도 각자가 가진 장점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었다.
짧은 하루 동안 SK C&C 인턴사원들은 봉사자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고, 서로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나눔으로써 받고, 그로 인해 행복해 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글/사진 : 12년도 SK C&C 인턴사원 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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